4억으로 살 수 있는 서울 20~30평대 아파트는 존재할까?

서울 부동산 이야기를 들으면 괜히 마음이 철렁 내려앉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저도 그중 한 명이었습니다. ‘도대체 언제 서울에서 내 집 마련을 할 수 있지?’라는 생각이 하루에도 몇 번씩 들곤 했습니다. 특히 4억이라는 예산을 들고 서울 아파트를 찾겠다고 하면, 주변에서 절반은 웃고 절반은 걱정을 합니다. 그런데 실제로 시장을 하나하나 따라가다 보면 막힌 길만 있는 건 아닙니다. 아주 좁고 까다롭지만, 분명히 틈은 있습니다.

오늘은 4억이라는 현실적인 예산 안에서, 서울의 20~30평대 아파트를 찾을 수 있는 실제 가능성을 깊게 들여다보려고 합니다. 부동산 정보를 쓸 때 누구나 그렇듯 ‘어디까지 믿을 수 있는가’를 먼저 따지게 되는데, 제가 전달하려는 내용은 실제 실거주자들이 많이 찾는 지역, 거래 흐름, 교통·생활 환경을 모두 함께 고려한 정리입니다. ‘거짓 희망’이 아니라 가능한 길들을 하나씩 좁혀가는 방식에 가깝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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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억 예산의 현실

20평대와 30평대는 생각보다 차이가 큽니다. 20평대는 신혼부부·3인 가족도 무난하지만, 30평대는 방 3개 구조가 제대로 갖춰지는 구간입니다. 서울에서 20~30평대를 4억 안쪽에서 찾는다는 건, 사실상 몇 가지 전제를 포함합니다.

  • 2000년대 이후 준공된 신축은 거의 불가능합니다.
  • 지하철 도보 3~5분 이내의 초역세권은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 특정 학군이나 유명 초·중·고 주변은 가격대가 맞지 않습니다.
  • 언덕·소음·주차 문제 등은 일부 감수할 가능성이 큽니다.
  • 대신 면적은 확보할 수 있고, 가성비가 좋은 구축을 찾기 쉬운 편입니다.

이 전제를 갖고 서울을 둘러보면, 몇몇 구들이 자연스럽게 후보에 올라옵니다. 다만 이 글을 읽는 분들에게 한 가지 확실히 말씀드리고 싶은 건, “4억으로 서울 입성은 불가능하다”는 말 자체는 틀렸다는 겁니다. 어렵지만 여전히 가능하고, 그 범위는 생각보다 넓습니다.

4억 매물을 찾을 수 있는 지역

저는 서울 지도를 펼쳐놓고, 해당 예산으로 실거래가 남아 있는 지역을 기준으로 하나씩 추려봤습니다. 그 과정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구들이 있습니다. 도봉구, 노원구, 강북구, 중랑구, 관악구, 강서구, 구로구, 금천구가 대표적입니다. 모두 장단점이 극명하지만, 실거주와 예산을 함께 고려하면 충분히 현실적으로 접근 가능한 지역들입니다.

도봉구 – 4억으로 30평대를 가장 현실적으로 노릴 수 있는 구역

도봉구는 몇 년 전부터 “서울 최저가 아파트”라는 타이틀을 가진 지역이었습니다. 창동, 방학동, 도봉동 일대에는 30년 이상 된 구축 대단지들이 촘촘하게 들어서 있습니다. 외관은 낡았지만, 평면은 의외로 실용적이고, 실제로 전용 84㎡가 3억 후반~4억 초반에 거래된 기록이 꾸준히 보입니다.

이 지역의 강점은 분명합니다.

  • GTX-C 노선 수혜권이라는 점
  • 동북선 개통 예정
  • 창동 차량기지 이전 이후 개발 계획

약점도 명확합니다.

  • 도심 접근 시간이 길다
  • 상권 규모가 작다
  • 학군 선택지가 제한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30평대를 4억 언저리에 구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서울 지역이라는 점에서 존재감이 확실합니다.

노원구 – 20평대는 가능, 30평대는 예산을 조금 더 늘려야 합니다

노원구는 구축의 천국입니다. 상계·중계·하계·공릉으로 이어지는 대규모 단지들은 가격이 다양하게 형성되어 있어 예산에 맞춰 보기 좋습니다. 전용 50㎡ 전후라면 4억 전후에서 찾을 수 있는 아파트가 꽤 있습니다.

하지만 전용 84㎡, 즉 30평대가 되면 어렵습니다. 노원구는 교육·교통·생활 인프라가 워낙 탄탄해서, 평균 가격대가 이미 확 올라가 있는 지역이기 때문입니다.

노원구의 관건은 재건축 이슈입니다. 일부 주공 단지들은 용적률·연식·대지 지분 구조 때문에 재건축 논의가 자주 등장하는데, 실수요자라면 이 부분을 잘 체크해야 합니다.

강서구 – 화곡·등촌 위주로 보면 실거주 만족도가 꽤 높습니다

강서구는 마곡이라는 강한 브랜드 이미지 때문에 전체가 비쌀 것 같지만, 실제론 지역 편차가 큽니다. 화곡동·등촌동 일대는 구축 중심이라 가격대가 상대적으로 온화합니다.

여기서 4억 예산은 다음 조건을 충족합니다.

  • 20평대 중후반 아파트 실거주 가능
  • 9호선·5호선·공항철도 이용권
  • 직주근접(여의도·마곡·영등포 등) 장점 확보

다만 화곡·등촌은 언덕이 많고, 동네에 따라 주차난이 심한 곳도 있습니다. 하지만 ‘서남권 + 교통 + 예산’ 조합을 놓고 보면 현실적으로 꽤 매력적입니다.

관악구 – 서울 직주근접을 4억으로 누릴 수 있는 드문 지역

관악구는 언덕이 많고 도심이 복잡합니다. 하지만 교통·직주근접 면에서는 매우 강한 지역입니다. 신림·봉천 일대 구축 아파트들은 4억 전후에서 20평대를 찾을 수 있는 몇 안 되는 곳들이며, 2호선과 신림선 덕분에 강남·여의도·구로디지털단지 접근성이 뛰어납니다.

실거주 목적이라면 밤길·학군·생활편의시설 등은 꼭 직접 확인하길 권합니다. 관악은 동네 편차가 워낙 큽니다.

중랑구 – 20평대 중후반까지는 가능하지만 30평대는 예산을 조금 더 얹어야 합니다

중랑구는 강북·노원·도봉과 묶어 저평가 지역으로 오랫동안 언급됐습니다. 전용 16~18평대는 3억대 후반에도 나오고, 20평대 중후반은 4억~5억 사이에 형성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상봉역 복합개발, 면목선 추진 등 개발 모멘텀도 꾸준히 나오고 있어 ‘지금은 저평가지만 시간이 지나면 올라갈 지역’으로 평가하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중랑은 예산 대비 면적을 가장 넉넉하게 가져갈 수 있는 지역 중 하나입니다.

그 외 지역 – 구로·금천·강북

4억 예산이라면 다음 지역들도 실거주 가능성이 생깁니다.

  • 구로구: 구로·개봉·오류동 중심으로 가성비가 높습니다.
  • 금천구: 독산·시흥 중심의 저평가 구역.
  • 강북구: 미아·번동 구축에서 20평대 중후반 실거주 가능.

세 지역 모두 ‘서울에서 가장 저렴한 축’에 속하고, 생활 인프라는 편차가 있지만 4억 예산으로 서울 입성을 원한다면 반드시 후보 리스트에 넣어야 하는 지역들입니다.

4억으로 집을 볼 때 반드시 체크해야 하는 것들

제가 직접 임장하며 깨달은 부분들이기도 합니다. 가격만 보고 들어갔다가 크게 실망하는 경우가 많은데, 다음 네 가지는 꼭 확인해야 합니다.

  1. 연식·구조·배관: 같은 1990년대 구축이어도 리모델링 난이도가 천차만별입니다.
  2. 교통·언덕·동선: ‘도보 15분’이 다 똑같지 않습니다. 언덕 여부가 체감 난이도를 완전히 바꿉니다.
  3. 관리 상태: 외벽 도장·주차장·조경·엘리베이터 상태만 봐도 단지의 생활 수준이 보입니다.
  4. 소음·생활환경: 도로·철도·공장·고가도로 인접하면 가격이 낮은 데는 다 이유가 있습니다. 시간대별로 꼭 확인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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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억으로도 서울 입성은 여전히 가능합니다. 다만 전략이 필요

제가 부동산을 알아보면서 느낀 점을 한 문장으로 정리하면 이것입니다.

“4억은 부족해 보일 뿐, 서울 입성이 완전히 불가능한 금액은 아니다.”

도봉·노원·중랑·강북·관악·강서·구로·금천 같은 지역들은 여전히 4억대 예산으로 실거주가 가능한 틈새 시장입니다. 조건을 많이 양보해야 하지만, 그만큼 면적을 확보할 수 있고 향후 개발 가능성도 기대해볼 수 있습니다.

물론 첫 집에서 모든 조건을 한 번에 충족시키는 건 쉽지 않습니다. 서울이라는 도시는 늘 빠르게 변하고, 교통·상권·재건축 이슈가 수시로 뒤바뀝니다. 그래서 처음부터 완벽한 집을 고르겠다는 목표보다는, 4억이라는 예산 안에서 들어갈 수 있는 최선의 진입점을 찾는 것이 더 현실적인 전략입니다.

제가 여러 지역을 임장하며 느꼈던 점은, 사람마다 ‘포기할 수 없는 요소’가 모두 다르다는 것입니다. 어떤 사람은 무조건 교통을, 어떤 사람은 조용한 생활환경을, 또 어떤 사람은 넓은 면적을 가장 큰 기준으로 둡니다. 하지만 한 가지는 모두 같습니다. 서울에서의 첫 집은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는 점입니다.

도봉·노원·중랑·강북·관악·강서·구로·금천 같은 지역은 그 시작점이 될 수 있는 현실적인 선택지들입니다. 예산을 지키면서도 살 만한 집을 찾고, 앞으로의 자산 성장과 이주 가능성까지 고려한다면 4억은 결코 작은 금액이 아닙니다.

지금 시장이 혼란스럽고, 금리 변동이 거세고, 뉴스가 하루가 멀다 하고 불안감을 자극하더라도, 직접 발품을 팔고 데이터를 들여다보면 생각보다 ‘살 수 있는 집’은 분명히 존재합니다. 중요한 건 내가 원하는 기준과 예산, 그리고 장기적인 계획을 현실적으로 맞춰가는 과정입니다.

서울 입성은 단번에 이뤄지는 도약이 아니라, 작은 선택들의 축적으로 완성되는 과정입니다. 4억이라는 예산 안에서도 그 첫 걸음을 충분히 내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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