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시장이 급변하는 가운데, 단단히 중심을 잡아주는 존재가 있습니다. 바로 스테이블코인입니다. 그 중에서도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두 스테이블코인 발행사가 있습니다. 바로 테더(Tether)와 서클(Circle)입니다.
두 기업은 모두 ‘1달러 = 1코인’이라는 스테이블(안정적) 개념을 바탕으로 디지털 금융을 설계하지만, 그 속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놀라운 차이가 존재합니다. 이 글에서는 테더와 서클이 각각 어떤 회사인지, 자산 운용과 회계 투명성의 차이, 그리고 각 사의 장단점과 미국 내 위상 차이를 중심으로 분석해보겠습니다.
테더(Tether)란 무엇인가?
테더는 2014년에 설립된 스테이블코인 USDT의 발행사입니다. 사용자들은 테더사에 1달러를 예치하면, 1개의 USDT를 받습니다. 이 USDT는 다시 달러로 교환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1:1 연동’된다고 표현됩니다.
- 발행코인: USDT (테더)
- 법인등록지: 영국령 버진아일랜드
- 본사 및 운영: 홍콩
- 의심요소: 중국계 기업과의 연결성, 회계 투명성 부족
- 자산운용방식: 2024년 기준 보유자산의 66%를 미국 단기국채에 투자, 나머지는 MMF·현금·기타자산 포함
- 회계감사 여부: 미국 회계감사를 거부하고 있음
테더는 약 1,000억 달러 이상의 미국 국채를 직접·간접적으로 보유하고 있으며, 이는 주요 국가 중앙은행 보유량에 필적합니다. 비트코인, 금, 부동산 담보 CP 등 일부 투자를 병행하고 있어 자산의 위험 노출이 제기되기도 합니다.
서클(Circle)이란 무엇인가?
서클은 미국 보스턴에서 시작된 핀테크 기업으로, USDC라는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합니다. 1USDC당 1달러의 예치금을 철저히 확보하며, 미국 금융규제에 따라 운영되고 있습니다.
- 발행코인: USDC
- 법인등록지: 미국 뉴욕 (본사)
- 상장여부: 2025년 6월 5일, 뉴욕 증시에 상장 (티커: CRCL)
- 자산운용방식: 89% 미국 단기국채(평균 만기 12일), 나머지 11%는 현금
- 회계감사 여부: 매달 회계법인 감사를 받으며, 완전 투명 공개
- 투자자: 골드만삭스, 블랙록 등 미국계 대형 금융사 참여
서클은 정치적으로도 미국 내 신뢰를 얻고 있으며, 미국 상원의 GENIUS Act에 따라 정식 규제를 받고 운영됩니다. 이는 미국 달러와 국채의 영향력을 디지털 자산 시장에서도 확장하려는 전략과 맞닿아 있습니다.
테더와 서클의 구조적 차이점은?
항목 | 테더(Tether) | 서클(Circle) |
발행코인 | USDT | USDC |
법인등록지 | 영국령 버진아일랜드, 홍콩 운영 | 미국 뉴욕 |
자산운용 방식 | 국채(66%), MMF, 기타 자산 | 국채(89%) + 현금(11%) |
회계감사 | 비공개, 미국 외부 회계감사 거부 | 매달 회계감사 및 투명한 재무 공개 |
정치적 수용성 | 낮음(중국계 연계 의혹) | 높음(미국 금융당국과 공조) |
상장여ㅂ | 비상장 | 2025년 NYSE 상장(CRCL) |
두 회사, 무엇이 강점이고 약점일까?
테더의 장점
- 전 세계적으로 가장 널리 사용되는 스테이블코인
- 거래소·지갑·국제송금 등 다양한 생태계에 깊이 관여
- 다양한 자산에 투자하여 고수익 가능성 보유
테더의 단점
- 회계 불투명성 및 감사 거부로 인해 신뢰도 하락 우려
- 중국계 자산 및 CP 보유로 인한 지정학적 리스크
- 미국 규제기관과의 긴장 관계
서클의 장점
- 미국 금융기관의 직접 투자와 정부의 정책적 지지
- 완전한 회계 투명성과 규제 수용
- 미국 국채 중심의 보수적이고 안정적인 자산 운용
서클의 단점
- 테더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유통량과 글로벌 활용도
- 극도로 보수적인 운용 구조로 인해 고수익 기회는 낮음
전 세계에서 스테이블코인을 바라보는 시선
스테이블코인은 미국 외 국가에서 더욱 절실한 수요가 있는 자산입니다. 예를 들어 터키, 아르헨티나, 베네수엘라, 나이지리아 등 자국 통화가치가 급락한 국가는 달러 연동 코인을 통해 화폐가치를 방어하고 있으며, 일부 지역에서는 테더가 사실상 비공식 디지털 달러처럼 사용됩니다.
특히 은행 인프라가 부족한 지역에서는 테더를 통한 해외송금, 급여 지급, 수출입 정산 등 다양한 경제 활동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이는 미국이 서클과 같은 제도권 코인을 밀고자 하는 동기와도 맞닿아 있습니다. 비공식적인 디지털 달러의 남용을 방지하고, 공식화된 경로로 글로벌 통화 주도권을 유지하려는 전략으로 볼 수 있습니다.
기술적 차이와 네트워크 호환성 비교
두 코인은 기본적으로 ERC-20 기반이지만, 지원하는 블록체인 네트워크와 수수료, 전송 속도에서도 차이가 있습니다.
- 테더(USDT): Tron, Ethereum, Solana, Avalanche 등 다양한 체인을 지원. 특히 Tron 기반의 USDT는 전송 수수료가 거의 없어 거래소 및 개인 간 송금에서 매우 인기가 높음.
- 서클(USDC): Ethereum, Solana, Arbitrum, Base 등 미국 주도의 L2 체인을 적극 채택. 수수료는 높지만 미국 중심의 DeFi 생태계와의 호환성이 뛰어남.
따라서 테더는 사용성과 확장성, 서클은 안정성과 규제 친화성에서 서로 다른 포지션을 형성하고 있습니다.
스테이블코인 시장의 향방
미국이 서클에 기대를 거는 이유는 단지 자산 운용이나 감사 투명성 때문만이 아닙니다. 이는 미국의 달러 패권을 디지털 시대까지 유지하고자 하는 전략적 도구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테더는 현실적으로 버리기 어려운 존재이지만, 미국은 서클을 제도권 중심에 두고, 테더를 규제 틀로 견제하는 이중 전략을 취하고 있습니다.
스테이블코인 시장은 앞으로도 규제, 자산운용, 지정학 리스크에 따라 큰 흐름이 갈릴 것입니다. 투자자는 단지 코인의 이름이 아니라, 그 뒤에 있는 구조와 정치적 배경까지 이해하고 접근해야 합니다.
단순히 “1달러와 연동된 코인”이 아닌, 국가 전략과 금융 질서의 일환으로 스테이블코인을 보는 시야가 필요한 시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