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은 숫자로 보이지만 실제 생활에서는 감정으로 다가옵니다. 아이 학원비가 밀리고, 카드 대금 알림이 밤마다 울리면 잠이 오지 않습니다. 전업으로 육아와 살림을 담당해온 가정주부에게 ‘소득이 없는데 개인회생이 가능할까?’라는 질문은 가장 먼저 떠오르는 걱정입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가능합니다. 핵심은 ‘반복적·지속적 수입을 어떻게 증빙하느냐’이며, 그 수입의 출처가 반드시 급여일 필요는 없습니다.
1) 개인회생이란?
개인회생은 지속적 수입을 바탕으로 일정 기간(보통 3~5년) 변제하면 나머지 채무를 면책받는 제도입니다. 파산과 달리 주거와 생활을 유지하면서, 생계비를 빼고 남은 돈(가용소득)만으로 변제 계획을 세울 수 있다는 점이 장점입니다.
- 대상: 정기적·반복적 수입을 계속 얻을 가능성이 있는 개인
- 변제기간: 원칙적으로 5년 이내
- 핵심 원리: 생계비를 먼저 빼고 남는 금액(가용소득)으로 변제
- 인가 요건: 현실적 변제 가능성 + 청산가치 보장 + 성실성
2) 가정주부에게도 ‘소득’은 있습니다
‘직장 월급만 소득’이라는 오해가 많습니다. 하지만 법원은 실제 가계 상황을 봅니다. 다음은 가정주부에게 소득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대표적인 유형들입니다.
- 배우자·가족의 정기 생활비 송금: 통장 이체로 매달 생활비가 들어오면 반복적 수입으로 인정받을 수 있습니다. 핵심은 일정성·지속성·증명 가능성입니다.
- 부업·아르바이트·파트타임: 온라인 판매, 시간제 근로, 도우미, 일용직 등 불규칙해 보여도 입금 내역과 거래 증빙이 있으면 수입으로 평가됩니다.
- 연금·수당·보험금 일부 수령: 본인 명의로 반복해서 받는 급여 성격의 금액은 소득 판단 자료가 됩니다.
- 임대보증금 이자·소액 임대료: 규모가 작아도 반복해서 발생한다면 변제 가능성 판단에 반영됩니다.
※ 참고: 가사노동 자체는 소득으로 계산되지는 않지만, 부양가족 수 계산에 직접적인 영향을 줘서 인정 생계비가 커지고 변제 능력이 줄어드는 효과가 있습니다.
3) 신청 자격과 한도, 오해 바로잡기
- 채무 총액 기준: 무담보 채무는 10억 원 이하, 담보부 채무는 15억 원 이하여야 합니다.
- 지급불능 상태: 본인 재산을 모두 동원해도 채무를 다 갚을 수 없는 상태여야 합니다.
- 재산과의 관계: 본인 명의 재산은 물론, 실질적으로 공동재산에 가까운 부분은 청산가치 평가에서 고려됩니다. 배우자 명의라고 해서 항상 완전히 제외되는 것은 아닙니다.
- 변제기간과 재신청: 원칙적으로 5년을 넘길 수 없으며, 과거 개인회생·파산에서 면책을 받은 경우 일정 기간이 지나야 다시 면책을 목표로 하는 절차에 들어갈 수 있습니다.
핵심은 ‘한도·요건’이라는 숫자 맞추기가 아니라 증빙 준비입니다. 돈이 적게 들어와도 꾸준히, 객관적으로 확인되는 형태라면 길이 열립니다.
4) 생계비와 가용소득, 계산 과정 한 번에 이해하기
변제금은 ‘소득 – 생계비 = 가용소득’의 구조로 계산됩니다. 가정주부의 경우 다음 순서를 기억하면 계산을 크게 틀리지 않습니다.
- 1단계: 최근 6개월~1년 입금 내역으로 평균 월수입을 계산합니다.
- 2단계: 가구원 수 기준의 기본 생계비를 적용합니다. (보통 기준 중위소득의 60% 수준을 바탕으로 각 법원 지침에 따릅니다.)
- 3단계: 추가 생계비(교육비, 치료비 등) 인정 여부를 검토합니다.
- 4단계: 남는 금액이 월 변제금이 됩니다. 금액이 너무 낮아 청산가치를 보장하지 못하면 기간을 조정하거나 소득·지출 소명을 보완합니다.
간단 예시
- 가족 구성: 본인(전업) + 배우자 + 초등학생 1명 = 3인 가구
- 월 수입(증빙): 배우자 생활비 송금 180만 원 + 본인 부업 40만 원 = 220만 원
- 인정 생계비: 3인 가구 기준 기본 생계비 + 학원비 일부 추가 생계비
- 결과: 가용소득이 월 15만~25만 원 수준으로 계산된다면, 기간 36~60개월 변제 안에서 청산가치를 충족하는지 검토해서 계획을 확정합니다.
숫자는 집집마다 다릅니다. 논리는 동일합니다. “꾸준한 수입 → 생계비 제외 → 남는 금액으로 변제”의 퍼즐만 정확히 맞추면 됩니다.
5) 가정주부가 특히 준비해야 할 증빙 체크리스트
- 통장 이체로 생활비를 받습니다. 현금으로 받는 것은 증명하기 어렵습니다.
- 배우자·가족의 정기 송금 내역을 정리합니다. 메모란에 ‘생활비’ 표기가 좋습니다.
- 부업·아르바이트는 거래명세, 송금 화면, 영수증을 모읍니다.
- 신용카드 사용내역, 공과금, 통신비, 보험료 등은 지출의 필요성을 보여줍니다.
- 자녀 교육·치료 관련 지출은 추가 생계비 주장 자료가 됩니다.
- 배우자 재산과 소득 자료에 대해 사전에 협조 가능 범위를 파악합니다.
- 과거 채무 발생 경위는 시간순으로 진술서에 정리합니다. 사실과 감정을 함께 적되, 과장하지 않습니다.
6) 절차는 이렇게 진행됩니다
- 사전 진단: 채무 규모, 재산, 수입 구조, 부양가족 수를 1장 표로 정리합니다.
- 신청서 및 첨부서류 준비: 채권자 목록, 재산목록, 급여·송금·거래 증빙, 진술서 등을 갖춥니다.
- 보정 대응: 법원 보정명령이 오면 기한 내 추가자료로 보완합니다. 특히 배우자 소득·재산 관련 확인서류가 자주 요구됩니다.
- 개시결정 및 변제계획안 인가: 개시 이후에는 변제금을 성실히 납부하고 변동사항은 즉시 신고합니다.
- 면책결정: 성실 납부가 확인되면 남은 채무에 대한 책임이 면제됩니다.
7) 가정주부가 자주 겪는 문제점 및 해결 방안
- 배우자 동의가 어렵습니다: 협조가 불가능한 경우라도 생활비 송금 내역 등으로 독립된 가계 흐름을 증명할 수 있습니다.
- 수입이 들쭉날쭉합니다: 평균치 계산과 최근 경향 설명을 함께 제시합니다. 계절성·프로젝트성 수입은 일정성의 근거를 보완합니다.
- 최근 채무가 늘었습니다: 생활비·의료비·금리 상승 등 어쩔 수 없는 사유와 돌려막기 악순환을 구체적으로 설명합니다.
- 카드 현금서비스가 많습니다: 사용 용도와 시점, 필수 지출과의 연결을 영수증·계약서로 설명합니다.
- 배우자 명의 재산이 큽니다: 혼인 중 형성된 공동 기여와 실질 사용처, 재산분할 가능성 등을 근거로 청산가치 판단을 준비합니다.
8) 전업주부 개인회생 사례
사례 A: 생활비 송금만으로 인가
- 상황: 전업인 C씨는 배우자가 매달 200만 원을 생활비로 이체해 왔습니다. 본인 명의 채무는 카드·마이너스 통장 합계 2,700만 원.
- 증빙: 1년치 통장 내역, 고정지출 증빙(전세대출 이자·관리비·보험료), 자녀 학원비 영수증.
- 결과: 생활비 송금의 반복성이 인정되어 월 12만 원 변제, 36개월 계획으로 인가를 받았습니다.
사례 B: 불규칙 부업 + 부모 지원의 결합
- 상황: D씨는 온라인 리셀 부업으로 월 30만~60만 원, 부모 지원 30만 원이 있었습니다. 채무 3,400만 원.
- 증빙: 플랫폼 정산 화면 캡처, 택배 송장 묶음, 통장 입금 기록, 부모 지원 계좌이체 내역.
- 결과: 평균소득 75만 원으로 계산, 3인 가구 생계비를 뺀 후 월 15만 원 변제 48개월 계획이 인가되었습니다.
두 사례의 공통점은 소득의 크기보다 ‘증명의 정교함’이 결과를 좌우했다는 점입니다.
9) 꼭 알아둘 법·실무 포인트
- 채무 한도: 무담보 10억, 담보 15억 기준을 넘으면 일반회생 등 다른 절차를 고려합니다.
- 생계비 기준: 각 법원 공지 기준을 따르며, 보통 **기준 중위소득의 60%**를 기본으로 하고 사정에 따라 추가 생계비가 인정될 수 있습니다.
- 성실성: 도박·사행성 지출이 최근까지 계속되었거나, 소명에 거짓이 있으면 인가가 어려워집니다.
- 재신청: 이전에 면책을 받은 적이 있으면 일정 기간이 지나야 합니다. 기각·취소 이력은 사유에 따라 재신청 전략이 달라집니다.
10) 문서 작성 팁: 설득력 있는 진술서 구조
- ‘왜 빚이 생겼는가’를 시간순으로 씁니다.
- 소비 패턴을 가계부 형태 표로 제시합니다.
- 아이 양육·가사노동의 현실적 부담과 노동 가치를 담담하게 기록합니다.
- 앞으로의 재무 습관을 구체적 계획으로 제시합니다(현금흐름표·자동이체 스케줄·비상금 규칙 등).
11) 주부에게 유리한 전략 한눈에 보기
- 생활비는 반드시 계좌이체로 받습니다.
- 부업 소득은 정산 캡처와 입금 스크린샷을 월별 폴더로 보관합니다.
- 공과금·통신비·보험료·교육비는 정기·필수지출임을 강조합니다.
- 의료·간병·특수교육비는 의사소견서·납입증명을 덧붙여 추가 생계비로 주장합니다.
- 배우자 재산은 형성 경위와 실질 사용처를 중심으로 설명합니다.
- 보정명령에는 기한 내 정확히 답합니다. 늦으면 신뢰가 떨어집니다.
12) 자주 묻는 질문(FAQ)
- 소득이 전혀 없어도 가능한가요?
증빙 가능한 반복 수입이 전혀 없으면 인가가 어렵습니다. 다만 ‘배우자·가족의 정기 송금’이나 소액 부업을 통해 수입 흐름을 만들고 증명하면 길이 열립니다. - 배우자 몰래 진행할 수 있나요?
사건 서류상 협조가 필요한 부분이 있어서 실제로는 일부 정보 확인이 요청될 수 있습니다. 다만 독립된 계좌 흐름과 자료로 소명을 강화하면 가능성이 열립니다. - 최근에 현금서비스가 많아서 불리한가요?
용도·시점·어쩔 수 없는 사유를 증빙과 함께 설명하면 가능합니다. 다만 사행성·투기 목적은 불리합니다. - 자영업 중인 배우자 소득이 불규칙합니다. 영향이 큰가요?
불규칙해도 평균치와 세무자료로 설명하면 됩니다. 가계 실상을 설득력 있게 보여주는 것이 관건입니다.
가정주부 개인회생의 성패는 돈의 크기보다 증빙의 질에 달려 있습니다. 통장, 영수증, 정산 화면, 가계부, 진술서가 당신의 상황을 대신 설명해줍니다. 오늘 당장 통장 내역을 정리하고, 정기 송금 구조를 만들고, 지출의 필요성을 설명할 자료를 모아두세요. 그러면 누구보다 먼저 밤의 알림음이 멈추는 순간을 맞이할 수 있습니다.